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모든 투자자들의 우상이죠. 워런버핏은 수십 년에 걸쳐 좋은 투자를 하는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을 열심히 찾아보더라도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시간과 리소스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버핏이 강조한 대표적인 투자 전략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ETF를 준비해 봤습니다. 바로 경제적 해자를 활용하는 ETF들입니다.
경제적 해자란?
경제적 해자란 무엇일까요? 해자는 성벽을 둘러싼 도랑을 의미합니다. 바로 돌격할 수 있는 육로를 차단해 적의 침입으로부터 성을 지키는 수단이죠. 지난 2007년 버크셔 헤스웨이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경제적 해자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기업을 성에 비유하며 기업이 자본 투자를 통해 힘들게 얻어낸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해자가 필요하다고 말했죠. 진정으로 위대한 기업은 반드시 투자한 자본을 통해 창출한 뛰어난 수익률을 보호할 수 있는 영속적인 해자를 갖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언제나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기 때문이죠.
버핏은 자본주의가 경쟁자들이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끊임없이 공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각박한 환경에서 영속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다 줄 기업을 찾으려면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고유한 특성 또는 해자를 갖고 있는 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죠. 가격 경쟁력이나 브랜드 가치 등을 이런 해자의 일종으로 봤습니다. 오늘 살펴볼 ETF는 버핏이 강조한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을 선정해 포트폴리오에 담는 Vaneck Morningstar Wide Moat Focus ETF입니다. 티커도 해자라는 의미의 영단어인 MOAT로 되어있습니다.
MOAT ETF
MOAT는 미국의 증시 리서치 업체인 모닝스타가 개발한 Morningstar Wide Moat Focus Index를 추종합니다. 이 지수는 다섯 가지 분야 중 적어도 하나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네트워크 효과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같은 제품을 소비하는 사용자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얻게 되는 효용이 더욱 증가하기 때문이죠.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 예시를 통해 살펴볼게요. 네트워크 효과로 경제적 해자를 구축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알파벳이 있습니다. 알파벳은 더 많은 사람이 구글과 유튜브를 사용하면 할수록 이들이 남긴 데이터를 활용해 검색 엔진과 영상 추천 알고리즘을 더 고도화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많아야만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거죠. 알파벳은 우월한 알고리즘을 제공해 유저들을 끌어들이고 이를 통해 알고리즘의 성능을 한층 더 향상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알파벳의 유저들을 타기팅하는 기업들의 광고를 수주해 매출을 금액 극대화하게 됩니다.
두 번째 요소는 전환비용입니다. 전환비용은 기존 공급자에서 새로운 공급자로 옮겨갈 때 드는 금전적, 심리적 비용을 의미합니다. 공급자 변경에 많은 비용이 든다면 고객은 쉽게 이탈하지 못하겠죠. 의료기기 업체인 스트라이커가 전환 비용이 높은 사례에 해당하는데요. 스트라이커는 성형외과 의사들이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기업입니다. 성형외과 수술 결과는 의사의 숙련도에 크게 좌우되는데 이는 곧 특정 기기 사용 경험이 축적되어야 합니다. 의사들은 이미 스트라이커 기기를 활용해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의 의료기기로 쉽게 갈아타지 않습니다.
세 번째 요소인 무형자산에는 브랜드 인지도나 특허, 규제 라이선스 등이 포함됩니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으로는 애플을 들 수 있는데요. 애플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앞세워서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제약회사 화이자는 수많은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어 다년간 독점적으로 판매할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기업으로 분류되고 있고요.
계속해서 원가 우위는 규모의 경제와 높은 생산성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낮은 단가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요. 원가우위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요즘 확보하기 매우 어려운 경제적 해자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런 의미에서 월마트는 주목할 만한 기업입니다. 월마트는 대형 유통망과 물류 시스템을 앞세워 타사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죠. 월마트는 이를 통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효율적 규모는 신규 경쟁자의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한 산업의 특성을 말합니다. 미국의 철도 산업이 대표적인데요. 버핏이 투자한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의 경우 막대한 선로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었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가 뛰어들 엄두도 내기 힘든 구조를 보이고 있죠. 또한 미국 내 장거리 통신망을 보유한 크라운 캐슬도 효율적 규모의 경제적 해자 기업으로 분류됩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버핏의 말을 되새겨 보겠습니다. 진정으로 위대한 기업은 반드시 투자한 자본을 통해 창출한 뛰어난 수익률을 보호할 수 있는 영속적인 해자를 갖고 있어야 한다. 위대한 기업의 조건으로 해자의 영속성을 강조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MOAT ETF도 기업이 보유한 해자가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는지 판단하는 수단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수익 성장률 대비 미래 매출과 자본 비용을 예측해 투하자본 이익률과 가중 평균 자본 비용을 계산합니다. 이를 토대로 투하자본 이익률이 가중 평균 자본 비용보다 높게 나타나는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하죠. 만약 이 기간이 20년 이상이라면 이 기업이 가진 해자가 넓다고 판단되고요. 10년 이상 20년 미만이라면 해자가 좁다고 분류합니다. 다시 말해 MOAT ETF에는 적어도 10년 이상은 해당 섹터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MVAL, MGRO ETF
이제 MOAT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겠습니다. MOAT는 특정 섹터의 비중이 편향되지 않고 다양한 섹터가 포함돼 있습니다. 현금을 제외하고 54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비중 상위 종목으로는 알파벳, 반도체 테스트 장비 기업 테러다인, 식료품 기업 IFF, 방산기업 RTX, 찰스슈왑 등이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 중 가치주, 성장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MOAT 시리즈도 출시됐는데요. Morningstar US Broad Value Wide Moat Focus Index와 Morningstar US Broad Growth Wide Moat Focus Index이며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MVAL과 MGRO입니다. 이 두 ETF는 MOAT 포트폴리오에서 가치성장 테마에 맞도록 기업들을 한 번 더 추려내고 MOAT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기업들을 몇몇 추가한 형태로 구성돼 있습니다.
마무리
오늘은 월스트리트의 전설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의 투자 전략에 따라 만들어진 MOAT ETF와 MVAL, MGRO ETF를 살펴봤습니다. ETF 투자자는 물론 안정적인 개별 기업을 찾는 투자자분들이라면 MOAT의 포트폴리오 편입 종목을 눈여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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